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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GVC)의 정의

경제

by Issue Focus 2022. 5. 2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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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폰에는 전 세계 각국의 각기 다른 생산업체에서 조달 받은 부품과 소재가 들어있다. 애플은 세계 200여개 공급업체로부터 부품을 공급 받고 있다. 아이폰을 만들기 위해 디스플레이 패널과 카메라 모듈은 한국에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미국에서, 이미지 센서는 일본에서 조달받는다. 이를 중국에 보낸 이후 최종 조립되어 완성된다. 애플뿐 아니라 세계 많은 기업에서 전략적 으로 글로벌 분업구조를 통해 제품 및 서비스를 생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생산 구조를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이하 GVC)이라고 한다.

 

아이폰에 투입되는 부품의 국가별 비중
아이폰에 투입되는 부품의 국가별 비중(한국 27%, 미국 26%, 일본 13%, 대만 12%, 중국 5%, 기타 17%)

 

1990년대 이래 세계화 진전으로 국경을 초월한 분업이 가능해졌다. 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국제 분업 구조를 이용해 왔다. 애플 아이폰처럼 제품의 생산 과정을 세분화하여 각각 가장 효율적인 국가에 배치하는 것이었다. 기업이 재화 및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원재료, 노동력, 자본 등 자원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부가 가치가 생산되는데 이를 가치사슬이라고 부른다. GVC는 이러한 가치사슬의 개념에 세계화가 결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GVC는 밸류체인에 두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해 만들어지는 생산 네트워크를 말한다. 다시 말해 GVC는 생산 활동을 분야별로 쪼개 제품의 설계, 부품과 원재료의 조달, 생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각 과정을 세계에서 가장 적합한 국가 및 지역에 배치하는 국제 분업구조를 의미한다.

 

세계 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
세계 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

 

GVC 하에서 제품과 서비스의 R&D, 제조, 마케팅, 조달, 판매와 A/S까지 이르는 일련의 생산 공정이 한 개 이상의 국가에서 일어난다. GVC의 특징은 제품의 각 생산과정에서 부가가치가 창출된다는 점이다. 글로벌 생산 분업이 나타나며 특정 국가에 생산과정의 일부를 특화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된다. 각 국가는 생산과정 특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게 된다. 각각의 단계는 어느 한 국가가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든 상관 없이 비용 경쟁력이 있는 국가에서 발생한다. GVC가 발전하 면서 각 단계별로 세계 곳곳에서 가치가 창출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졌다.

 

세계 중간재 교역 비중
세계 중간재 교역 비중

 

글로벌 밸류체인은 과거의 전통적인 무역과 차이가 존재한다. 과거에는 수입국에서 소비를 목적으로 최종재를 수입했고, 수출국에서는 최종재를 만들어 파는 전통적 교역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세계화의 진전으로 국경을 초월한 분업이 가능해지면서 GVC가 확대되었다. GVC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중간재 교역 비중이 크게 증가했고, 생산 및 판매 과정에 2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하면서 각 단계에서 발생한 부가 가치도 여러 국가로 분산되었다.

 

그렇기에 무역을 통해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단순히 최종 생산된 물품의 원산지 국가에 귀속되는 것으로 간주하는 전통적 무역 분석 방법에 한계가 드러났다. 이에 국제무역을 총액 관점이 아니라 부가가치의 귀속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연구 방법론이 대두되었으며 국제무역이 다양한 형태로 분류되었다.

 

국제무역은 크게 전통적 무역과 GVC 무역으로 나눌 수 있다. 전통적 무역은 최종재만을 수출입하는 교역으로, 소비를 위한 무역이라고 볼 수 있다. GVC 교역은 두 개 이상 국가가 참여하는 생산 네트워크를 말하며 세계 무역에서 중간재 교역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GVC는 단순 GVC복합 GVC로 나눌 수 있다. 단순 GVC국경을 단 1번만 통과하는 무역을 의미한다. 즉 중간재 수출 한 번을 거쳐 수입국에서 최종재로 생산되어 소비되는 구조를 말한다. 복합 GVC국경을 2번 이상 통과하여 제품이 만들어진다. 중간재가 여러 번 수출된 후 수입국에서 완제품으로 가공된 후 최종 소비지로 재수출되는 경우를 말한다.

 

GVC는 글로벌 공급사슬(GSC)과 개념에서 차이가 있다. GSC가 네트워크 간 재화와 서비스의 이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GVC는 네트워크 단계마다 부가가치의 연결을 의미한다. GVC 안에서 국제무역은 단순히 교역이 아니라 ‘역할의 교역’ 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와 같은 핵심 부품을 수출하고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는 제품 조립을 주로 담당하는 방식 등으로 글로벌 분업이 나타나는데, GVC가 확산되면서 이러한 방식으로 국가 간 역할의 교역과 기업의 특화가 심화된다.

 

GVC는 크게 전방참여후방참여 두 가지 방식으로 구분한다. 전방참여국내 수출품이 외국 수출품의 중간재로 사용되는 것을 의미하며, 후방참여해외의 중간재를 이용하여 최종재를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 국가의 GVC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흔히 사용되는 지표를 GVC 참여도라고 한다. GVC 참여도는 총수출 중에서 GVC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로 정의한다.

 

선진국과 신흥국 전방참여도 추이
선진국과 신흥국 전방참여도 추이

 

한 국가의 GVC의 참여도는 전방참여도와 후방참여도의 합으로 구할 수 있다. 개별 국가별로 각각의 참여도를 구할 수 있고 산업별로도 구할 수 있다. 중간재를 주로 제조 업체에 수출하는 국가는 전방참여도가 높고 후방참여도가 낮다. 반면, 제품 생산 시 주로 최종 제품으로 조립하고 생산하는 국가는 높은 후방 참여도를 보이지만 전방참여도는 매우 낮다. 즉, 각 국가의 GVC 참여 정도는 전방 및 후방 참여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선진국과 신흥국 후방참여도 추이
선진국과 신흥국 후방참여도 추이

 

세계 많은 국가들은 글로벌 밸류체인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참여한다. 세계은행에서는 GVC 참여국을 (1) 원자재 국가, (2) 저차 제조 국가, (3) 고차 제조 및 서비스 국가, (4) 혁신 활동 국가로 구분한다. 원자재 국가는 수출에서 부가가치 총액 중 제조업 비중이 60% 미만인 국가를 의미한다. 다음으로 제조업 비중이 60% 이상인 국가 중 연구개발 집약도가 높은 국가를 혁신 활동 국가로 분류한다. 남은 국가 중 수출에서 부가가치 총액 중 제조업 및 서비스 비중이 80% 이상인 국가를 고차 제조 및 서비스 국가로 분류하고 그 이외를 저차 제조 국가로 분류한다.

 

어떤 국가가 어떤 산업에 특화되었는지에 따라 GVC의 전방 혹은 후방 참여도가 달라진다. 고차 제조에 특화된 나라는 대체로 후방 참여도가 높다. 이러한 나라들은 제조에 투입되는 원자재 수입에 크게 의존한다. 반면 디지털 기술 등을 활용한 혁신 활동에 특화된 국가는 중간재 수입 부담이 크게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후방 참여도가 낮아진다.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농업 생산이 많은 원자재 국가는 원자재를 주로 수출하기 때문에 전방 참여도가 높다. 원자재 국가는 제조업 생산이 고도화되면서 점차 중간재를 수출하는 저차 제조 국가로 유형이 감소한다. 이 경우 전방참여는 감소한다.

 

GVC 참여 유형에 따른 전후방 참여도 변화
GVC(글로벌 밸류체인/글로벌 가치사슬) 참여 유형에 따른 전후방 참여도 변화 - 원자재 국가~저차 제조 국가~고차 제조 및 서비스 국가~혁신 활동 국가

 

GVC는 크게 3단계로 발전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초기에는 GVC 참여가 확대되는 통합(integration) 단계이며, 그 다음으로는 생산과 과정이 업그레이드 되는 단계, 마지막으로는 기능과 가치사슬이 발전하는 단계이다. GVC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GVC 참여 여부와 가치 창출만을 고려한 무역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고도로 발전된 GVC에서는 기술의 고도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1단계, 즉 통합 단계에서는 저 숙련 인력을 바탕으로 GVC 참여가 확대되나 수출 대비 부가가치 창출 수준은 낮다. 점차 기술수준이 높아지고 숙련된 고급 인력 동원이 가능해질수록 생산성이 향상되고 제품과 서비스 고도화, 부가가치 창출 수준이 높아진다.

 

한 국가의 GVC 발전 정도는 그 국가가 특화하고 있는 산업과 깊이 연관된다. GVC 1단계에 속한 나라는 자원 기반의 산업과 낮은 수준의 제조업과 서비스를 주로 생산한다. 이러한 국가는 원자재 국가에 속한다. 2단계로 올라가면 점차 복잡한 제조업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참여 GVC에서 생산성과 부가가치가 증대하게 된다. 연구 및 개발 투자에 많은 돈을 사용해 후방참여도가 높아진다.

 

GVC 발전단계별 특성
GVC 발전단계별 특성

 

각 국가는 주요 영위 산업의 GVC 발전단계에 맞춰 무역 전략을 수립한다. 예를 들어 ICT 산업의 경우, 선진국이 생산 거점을 해외로 이전하고 아웃소싱을 확대하자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ICT 수출 비중이 높아졌다. 부품조달과 조립 생산 단계 에 신흥국 참여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GVC 발전단계에 대입해 보면 신흥국은 현재 발전 1단계, 즉 GVC 통합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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