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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밸류체인 내재화 가속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경제

by Issue Focus 2022. 9. 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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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밸류체인 내재화는 상당한 성과를 거둬

중국이 글로벌 밸류체인을 본격적으로 내재화하기 시작한 시점은 금융위기 직후다. 가장 큰 원인은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다. 금융위기 전까지는 한국과 중국 등 신흥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소비 는 국제 분업에 흔들림은 없었다. 미국은 금융위기를 거치며 생산과 제조업으로 뒷받침되지 않은 소비 경기 위험성을 직시했다. 미국이 오바마 행정부부터 리쇼어링(공급망 자국 이전)을 추진한 배경에는 금융위기 당시 겪었던 교훈이 있다.

 

미국이 생산과 제조업을 직접하려는 과정에서 중국측 전략은 밸류체인 내재화다. 중국은 금융위기 전 단순 조립•가공에서 중간재 제조강국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해당 전략은 상당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가공무역 비중은 2010년 38.9%에서 2015년 31.5%로 하락한 뒤 2020년 23.8%를 기록했다. 가공무역은 낮은 부가가치 산업이다. 중국 총수출 대비 중간재 비중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2010년 39.9%에서 2020년 43.9%로 상승했다. 높은 중간재 수출 비중은 대외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수출 품목이 고부가가치로 이동하면서 세계 내 제조업 부가가치 점유율도 상승 추세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에 수입을 의존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 대중 수입 비중은 2010년 19.9%에서 2020년 26.1%로 상승했다.

 

한국의 중국 대상 무역수지 감소세와 중국 밸류체인 내재화 효과
한국의 중국 대상 무역수지 감소세와 중국 밸류체인 내재화 효과

 

중국 전체 수출과 대중국 한국 수출 간 디커플링 발생 중

중국이 밸류체인 내재화에서 성과를 거두는 국면에서 한국이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무역수지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 대상 무역수지는 중국 WTO 가입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모습이었다. 금융위기 직전 월간 무역수지는 20억달러를 상회했던 바 있다. 금융위기 이후 주춤한 모습을 보였으나 재차 급증하는 특성을 보였다. 중국 경기 자체가 회복됐던 국면이고 특히 대규모 재정 부양책 실시로 한국 수출도 특수를 경험했다.

 

중국 대상 무역수지 흑자는 금융위기 직후 경기 회복 국면에서 월간 58억달러를 기록했다. 12개월 누적 무역수지는 해당 기간 최초 600억달러를 초과했다. 중국 대상 무역수지는 소폭 감소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미중 무역분쟁이 한창이던 2018년 재차 급증했다. 당시 화웨이 대상 미국의 중국 기업 수출 금지 조치가 재고 축적 수요를 일시적으로 앞당긴 덕이다. 중국 대상 무역수지 흑자는 재차 월간 60억달러대를 상회했다. 12개월 누적 기준으로도 600억달러를 초과했던 때다.

 

이후 대중국 무역수지는 급격한 감소세다. 반도체 수출이 여전히 자리를 차지했지만 원재료 가격 급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2차전지 원재료인 희귀금속을 중국이 독점하고 있는 관계로 중국 대상 무역수지 감소세는 이어졌다. 수입 증가가 무역 수지 감소 모든 원인은 아니다. 한국의 중국 대상 수출은 중국 전체 수출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중국 밸류체인 내재화 영향 탓이다.

 

한국의 중국 대상 무역수지 감소세와 중국 밸류체인 내재화 효과
한국의 중국 대상 무역수지 감소세와 중국 밸류체인 내재화 효과

 

한국의 중국산 중간재 수입 증가세 뚜렷

품목별로 살펴보면 중국 밸류체인 내재화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

 

한국의 중국 대상 수출 품목은 중간재 위주다. 중국 대상 한국 중간재 수출은 21세기 들어 지속됐던 전통적 무역 관계다. 한국 중간재 수출은 전체 중 90%에 육박하고 있다. 중간재 수출 비중이 가장 낮았을 때는 2010년대 초중반이다. 당시 중간재 수출 비중은 70%를 하향 돌파했던 바 있다. 당시 자본재 수출이 급증했던 덕이다.

 

한국 자본재 수출은 2010년대 초중반 30억달러를 기록했었으나 현재는 11억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 한국이 제조업 경쟁력 추격을 중국에 허용한 탓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중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및 부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자본재를 수출하는 모멘텀은 뚜렷하게 감소했다.

 

한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품목도 주목할 만하다. 중간재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이후 중간재 수입 증가 속도가 가속화하는 중이다. 이는 2차전지 관련 수입 때문이다. 한국이 중국에 희귀금속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관계로 중간재 수입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희귀금속 등 원재료 가격이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급상승했던 점도 한국의 중국 대상 중간재 수입 급증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은 밸류 체인상 중국에 중요한 공급원이지만 반대로 중국도 한국에 중요한 공급원이 됐다. 중국 제조업 경쟁력이 높아진 결과다.

 

한국의 중국 대상 수출, 한국의 중국 대상 수입
한국의 중국 대상 수출, 한국의 중국 대상 수입

 

저위기술 품목을 제외하면 한국이 수출 우위

중국과 교역 경쟁력을 세부적으로 따져볼 때다.

 

중국과 교역에서 약한 고리는 원자재 관련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고위 및 고위 기술 관련 분야다. 반면 중국과 교역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는 앞으로도 중국 밸류체인 내재화로부터 시장을 지킬 수 있다. 한국과 중국 상대적 경쟁력 우위는 무역특화지수와 현시비교우위를 통해 관찰할 수 있다. 무역특화지수 상승은 한국 경쟁력이 중국에 앞서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현시비교우위에 있는 업종은 세계 무대를 상대로 중국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2020년 기준 고위기술 분야에서는 한국이 중국에 수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가장 높은 수출 우위를 보이는 분야는 디스플레이다. 정밀기기, 반도체, 항공 품목도 중국에 수출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컴퓨터, 의약, 통신기기, 전지는 중국에 수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 우위가 경쟁력 우위와 동의어는 아니다. 중국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중간재 수요는 크다. 비교우위상 중국이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하고 있을 수 있다. 반드시 세계 대비 상대 경쟁력도 비교해야 한다.

 

2020년 기준 중고위기술 분야에서도 한국이 중국에 수출 우위를 점유하고 있다. 정밀화학, 특수목적기계, 석유화학, 전자제품은 중국에 수출 우위를 보이는 품목들이다. 반면 철도, 기타 수송장비, 자동차, 전자기기는 중국에서 수입을 더 많이 하는 품목들이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직접 진출해 자체 생산 후 판매하는 부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 감안해도 자동차 품목에서 한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수입 우위를 보이고 있는 점은 경쟁력이 과거 대비 하락했음을 짐작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2020년 기준 중저위기술 분야에서도 한국이 중국에 수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수출 우위 강도는 고위기술이나 중고위기술에 비해 낮다. 석유정제, 기타 비금속광물, 조립금속, 비철금속에서는 수출 우위다. 반면 조선, 철강, 유리, 세라믹, 주조, 플라스틱에서는 수입 우위를 보이고 있다.

 

2020년 기준 저위기술 분야에서는 중국이 수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한국 수입 우위 강도는 앞선 고위기술, 중고위기술, 중저위기술과 비교했을 때 높다. 절대적으로 중국에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분야다. 대표적으로 목재, 가구, 의류, 신발, 인쇄, 섬유, 음식료, 제지 품목에서 수입을 의존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중국 대비 저위기술에서 낮은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해당 분야에서 중국을 대상으로 수출 전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제조업 수출 우위의 강도는 약해지고 있다

무역특화지수 변화에서 나타난 사실은 한국이 중국 대상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상당 부분 잃었다는 점이다. 고위기술, 중고위기술, 중저위기술에서 한국은 여전히 수출 우위이지만 최근 나타난 변화들은 상당 부분 경쟁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수출 규모가 중국을 대상으로 정체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다. 여기에 해당하는 기업은 중국을 대상으로 외형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고위기술에서는 전지, 컴퓨터, 통신기기 등 첨단 관련에서 수입이 늘었다. 특히 전지는 중국 대상 수출 특화에서 수입 특화로 전환했다. 2000년 대비 2010년 전지 수출 특화 정도가 급상승했음을 고려하면 해당 분야에서 경쟁력 손실이 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 수출에서 가장 중요한 반도체는 여전히 중국 대상 수출 우위 상태다. 다만 수출 특화 상황을 더 가속화하지 못했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나 원재료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탓이다.

 

중고위에서는 철도, 자동차, 일반목적기계, 석유화학, 특수목적기계, 전기기기 분야에서 모두 수입 특화가 심화했다. 철도는 가장 크게 수출 경쟁력을 잃은 품목이다. 반면 정밀화학은 2010년보다 2020년 중국 대상 수출 경쟁력이 늘었다. 중고위기술 분야 중 정밀화학에 주목해야 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밀화학, 석유정제가 중국 대상 수출 경쟁력 개선

중저위에서는 플라스틱, 조선, 비철금속, 고무, 조립금속에서 수출 경쟁력이 하락했다. 반면 주조, 시멘트, 유리, 철강, 세라믹, 비금속광물, 석유정제에서는 수출 경쟁력이 늘었다. 이 중 여전히 수출 우위인 품목은 석유정제다. 한국 석유정제 산업은 중국 대상 수출 경쟁력을 소폭 늘렸으며 뚜렷한 수출 우위 상황이다.

 

저위에서는 담배, 음식료를 제외한 모든 품목에서 수출 경쟁력이 최근 10년간 하락했다. 저위기술은 2020년 현재 뚜렷한 중국 수출 우위 상황이다. 저위기술 품목에서는 중국 대상 수출을 통해 외형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를 찾기 어렵다.

 

2020년 기준 무역특화지수와 최근 수출 경쟁력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수출 우위 지속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는 고위기술 중 디스플레이, 반도체다. 중고위기술 중에서는 정밀화학이다. 중저위기술에서는 석유정제다. 업종 기준으로 디스플레이 반도체, 일부 화학 및 일부 에너지에서 현재 이익 규모를 유지할 수 있다.

 

특히 한국 기업이익에서 중요성 높은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았다는 점을 우호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중국은 제조2025를 통해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높인다는 계획이었으나 소기 성과를 달성하고 있지 못하다. 2020년 중국 반도체 자급률은 15.9%다.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021년 9%다. 2025년 중국 반도체 자급률 전망치는 19.4%로 목표보다 더디다(IC Insight). 중국 반도체 자급률은 미국 견제 영향에 빠르게 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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